글수 167

DSE가 추진하고 있는 현 최대의 과제는 프라이드의 미국개최이다. 이미 K-1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미국진출에 성공하여 시장을 선점해 놓은 상황이라 DSE측에선 더욱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프라이드가 미국에서 성공리에 개최되기 위해서는 미국팬들만이 가지고 있는 취향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그것은 최홍만을 필두로 한국선수들을 대거 기용한 K-1 한국대회에서 이미 증명되지 않았던가?
만약 k-1이 한국대회에 무사시를 출전시켜 토너먼트 내내 상대선수를 끌어안는 애정행각을 선보이게 했다면(그것도 일본선수가), 비싼 돈 치르고 관람하러 온 관중들이 만족할 수 있었을까?
역시 자국이외의 나라에서 대회를 성공리에 치르기 위해서는 그 나라 팬들만의 성향을 충분히 반영해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국의 종합격투기 관계자들은 현재의 일본 종합격투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일본의 격투기 기자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활동할 때 현지의 수많은 현직선수, 레프리, 저널리스트들로부터 들은 질문들과 그에 대한 일본인 기자의 간단한 답변을 종합해보았다.
1. “어째서 일본인들은 시합에서 늘 지기만 하는 선수의 시합을 계속 짜는가? 아무도 보고싶어하지 않는 선수를 왜 시합에 내보내는가?”
일본인 기자의 답변 -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난 이렇게 대답한다. ‘일본에서 열리는 시합이라 어쩔 수 없다. 그런 선수들도 실제론 강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꽤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 시합은 일본인들만 보고 싶어하는 시합이다’ 라든지, ‘이걸 미국에서 페이퍼뷰로 방영했다간 끝장난다’ 는 식의 말을 듣곤 한다. 그들의 의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내가 만난 수많은 젊은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훈련하여 언더그라운드 단계에서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상엔 정말 강한 선수들이 우글우글하다. 비록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더라도 강한 선수를 보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의 입장을 이해하여야 한다.”
2. “어째서 시합편성을 그렇게 늦게 하는가?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고인 상태에서 싸울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아닌가?”
일본인 기자의 답변 - “이런 질문에 대해선 ‘일본에선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시합카드를 실현하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때문에 시합편성이 대회직전에 가서야 나오게 되는 것이다.’ 라고 대답한다. 사실, 다른 선수들도 알겠지만, 일본대회의 경우, 대개의 선수들은 시합직전에 오퍼를 받더라도 컨디션을 잘 조절하여 당일에 좋은 시합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선수들이 컨디션을 극한까지 높인 상태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길 바라는 것이 열성 팬들의 소망이다. 하드트레이닝이 있어야 좋은 시합이 나오니까.”
3. “스톱 앤 돈무브는 대체 뭐냐? 그거 한 다음엔 선수들이 다시 중앙으로 성큼성큼 돌아가던데. 철망에서 해라, 철망에서!”
일본인 기자의 답변 -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이니. 분명 미국의 종합격투기 대회는 주로 철망에서 시합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하다못해 슈퍼 브라울이나 훅앤샷 같은 대회를 보러갈 여력도 없는 마당에, 로프로 둘러싸인 링에서 시합을 치르는 미국대회를 취재할 기회야 만무하지만. 내가 종종 보러가는 대회는 8각, 5각형으로 된 철망을 사용하는 케이지파이트이다. 철망이 폭력적인 이미지를 조장한다는 느낌을 버릴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론 스톱 앤 돈무브가 없는 편이 낫다고 본다. 실제로 내가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도장에서도 옥타곤이 설치되어 있고, 티토 오티즈가 거기서 테익다운을 수련하고 있다. 철망에 기댄 상황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시합이 한 번 시작되면, 멈추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이 외에 다음과 같은 질문들도 접한다고 한다.
“맨날 링위에 올라가서 소리지르는 얼굴 길쭉한 일본인은 대체 뭐냐?”
“어째서 일본인들은 싸대기 맞는 것을 좋아하는가?”
“사쿠라바가 사용하는 기술은 유술이 아닌가? 그럼 그건 뭐라 불러야 되냐?”
“일본인 선수들은 왜 그렇게 몸이 둥글둥글한가?”
위에 있는 질문 중에서 링위에 올라 소리지르거나 싸대기 날리는 얼굴 길쭉한 일본인은 누군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다.(괴짜가족 국회의원)
왠지 미국팬들의 주장이 우리나라팬들의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은가?
프라이드는 대회흥행을 위해 실력이 다소 뒤쳐지는 자국선수들을 링위에 올리지만, 그건 주최측의 사정이지, 일본이외의 나라 팬들이 이해해줄 사안이 아니다. 실제로 작년 헤비급 결승 그랑프리에 어거지로 진출한 오가와에 대해 제프 샤우드(sherdog기자), 죠 홀(풀컨택트파이터지 기자), 아놀드 림(mma 링리포트 기자) 등의 수많은 미국 전문가들이 혹독한 비판을 가한 적도 있다.
프라이드가 미국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팬들의 요구를 잘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탱크나 켄샴락을 링에 세우는 것도 좋은 방편일 것이다.
단, 이노끼를 링에 세워 탱크나 필바로니 같은 악동선수들의 싸대기를 날리는 등의 행동은 삼가는 게 좋을 것이다.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니...






